에이전시에서 블로그 운영을 맡아본 사람이라면
이 말에 익숙할 겁니다.
“블로그는 그냥 콘텐츠 작업이지.”
“운영비는 거의 안 들잖아.”
실제로 예산표를 봐도
블로그 운영에 별도의 비용 항목은 없습니다.
하지만 이 말은
블로그 운영에 비용이 안 든다는 뜻이 아니라,
비용이 보이지 않는다는 뜻에 가깝습니다.
블로그 운영 비용은 ‘청구서’로 오지 않는다
서버 비용처럼
외주비처럼
월말에 딱 떨어지는 청구서가 오지 않습니다.
대신 이런 형태로 분산됩니다.
- 계정 관리에 쓰는 시간
- 권한 설정과 수정에 오가는 메시지
- 실수 방지를 위한 이중, 삼중 확인
- 새로 온 인력에게 설명하는 온보딩 시간
이 모든 것은
이미 급여로 지불하고 있는 시간입니다.
그래서 더 쉽게 무시됩니다.
문제는 비용이 아니라 ‘누적’이다
하루에 10분, 20분.
한 번의 확인, 한 번의 메시지.
각각만 보면
“이 정도는 감당할 수 있지”라는 생각이 듭니다.
하지만 블로그가 늘어나고,
사람이 늘어나면 계산이 달라집니다.
- 블로그 5개
- 팀원 3명
- 주 1~2회 발행
이 구조에서
관리 오버헤드는 자연스럽게 매주 반복됩니다.
아무도 “이건 비용이다”라고 말하지 않지만,
시간은 계속 빠져나갑니다.
가장 비싼 비용은 ‘집중력 분산’이다
블로그 운영에서
가장 과소평가되는 비용은 따로 있습니다.
바로 집중력입니다.
- “이 글 어디에 올려야 하지?”
- “이 계정 맞나?”
- “혹시 잘못 올리면 안 되는데…”
이런 생각이 개입되는 순간,
작업은 느려지고 피로도는 높아집니다.
결국 블로그는
“해야 하는데 귀찮은 일”이 됩니다.
이 상태가 길어지면
콘텐츠의 질도, 발행 빈도도 떨어집니다.
그래서 블로그 운영은 항상 ‘부가 업무’가 된다
블로그는 중요합니다.
다들 그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.
그런데도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립니다.
이유는 단순합니다.
- 구조적으로 정리돼 있지 않고
- 누군가 전담하지 않고
- 실수의 책임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
이건 개인의 태도 문제가 아닙니다.
운영 시스템이 없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.
이쯤 되면 질문을 바꿔야 한다
여기서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.
“블로그 운영에 돈을 쓰는 게 아까운가?”
아니면
“이미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는 걸 인식하지 못한 건가?”
블로그 운영이 공짜처럼 느껴진다면,
그 비용은 이미 다른 형태로 지불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.
다음 단계는 ‘절약’이 아니라 ‘정리’다
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
사람을 더 조심하게 만드는 게 아닙니다.
- 규칙을 더 만들거나
- 문서를 더 늘리거나
-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도 아닙니다
필요한 건
운영 기준에 맞는 구조입니다.
다음 글에서는
에이전시들이 흔히 선택하는 대안들,
그리고 왜 그 방식들이 결국 한계에 부딪히는지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.
다음 편 예고
〈워드프레스 멀티사이트, 노션, 엑셀 조합이 결국 무너지는 이유〉